단 한 여자만을 위한 흑기사의 영원한 맹세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어딘가로 끌고 가려는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미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한 자신을 도와준 남자를 잊지 못한다. 미류는 우연히 잡지를 통해 호텔에서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실버 스푼’이라는 허브티 가게의 주인 이동안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다시 한 번 만나기 위해 가게까지 찾아간다. 하지만 여자 아이를 안은 채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는 동안을 본 미류는 그가 유부남일 것이라 오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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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상에 단정하게 다듬은 머리가 얼핏 학생처럼 보이는 남자였다. 남자는 미류를 쳐다볼 생각도 않고 그대로 호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로 감사해요. 제가 사례라도 하고 싶은데…….”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는 남자의 눈빛이 냉랭했다.

“얼마 줄 건데? 한 몇억 챙겨 줄 건가? 난 그 정도가 아니면 안 받는데.”

“전 그런 게 아니라 단지 고마워서…….”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남자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 아가씨. 다음부턴 그 자식 정강이라도 걷어차 버려. 누군가 매일 옆에서 기다리다가 아가씨를 구하러 달려올 수는 없는 거잖아?”

조금 전의 냉랭한 말투가 아니었다. 살짝 웃음기가 감도는 남자의 눈매가 무척 상냥해 보였다. 금방이라도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어 줄 것 같은 느낌.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흑기사의 맹세〉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