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유령님

로맨스 현대물
정은향
출판사 신영미디어
출간일 2015년 09월 29일
2점 4점 6점 8점 10점 10점 (3건)
작품설명

살아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걸. 나 지금…… 널 안고 싶어.

철 지난 양복에 맨발로 레스토랑에 앉아 있던 남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다인의 눈에 띈 그는 사람이 아니라 유령이었다! 더욱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기이함에 박수무당을 찾아간 다인은 놀랍게도 그가 아직 죽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빠른 시일 내에 진짜 그의 몸을 찾아야만 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다인은 잘생긴 유령님과 동고동락하게 되는데….

▶ 잠깐 맛보기

“네가 나타나기 전에 말이야, 나 한동안 거기에 계속 있었어.”

“일 벨로요?”

“응, 거기에 있는 나무 의자.”

멍하니 테이블에 앉아 자신을 볼 수도 없는 서버들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흔들던 예전의 그가 생각났다. 그는 대체 얼마 동안 그러고 있었던 걸까.

“거기서…… 계속 기다렸어. 뭘 기다리는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계속 기다렸어. 아마도 그때의 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탈신한 생령이 육신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육신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계담 법사의 말이 떠올랐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 남자는 삶이 아닌 죽음을 택하려 했던 것일까. 그리고 왜 죽음으로 가지 못하고, 삶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일까.

“사는 거 말이에요.”

갑작스레 꺼낸 다인의 말에, 생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보았을 때, 커다랗고 하얀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던 그 표정이었다.

“사는 거, 생각해 보면 그거 참 별거 아니에요. 제가 예전에 어떤 스님의 글을 읽은 적 있는데요, 사람이 불행한 건 자신의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래요. 길가에 핀 들꽃처럼, 숲에 사는 다람쥐처럼,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도 충분히 가치 있고 귀중한 삶인데, 사람은 자신의 삶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강요하고, 그리고 또 실망한대요. 그런 욕심을 내려놓으면, 어떻게 살든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까…… 살아요. 있는 힘껏.”

눈앞에 있는 영혼이 아닌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그의 육체를 향해, 다인은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다. 무저갱처럼 새까맣게 이어진 생령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속삭였다. 힘을 내요. 죽지 마요. 제발 살아 줘요. 죽음의 문 앞에서 삶의 끈을 놓으려 하는 그의 육신을 향해, 다인은 소리 없는 기도를 계속했다.

다인의 눈동자와 마주한 생령의 검은 눈동자가 점점 더 커다랗게 열리는 느낌이 들었을 때, 다인은 뭔가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생령의 눈동자가 가까이 다가온다고 느꼈을 때,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녀의 입술을 덮어 왔기 때문이다.

작품설명

살아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걸. 나 지금…… 널 안고 싶어.

철 지난 양복에 맨발로 레스토랑에 앉아 있던 남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다인의 눈에 띈 그는 사람이 아니라 유령이었다! 더욱이 자신에게만 보이는 기이함에 박수무당을 찾아간 다인은 놀랍게도 그가 아직 죽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빠른 시일 내에 진짜 그의 몸을 찾아야만 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다인은 잘생긴 유령님과 동고동락하게 되는데….

▶ 잠깐 맛보기

“네가 나타나기 전에 말이야, 나 한동안 거기에 계속 있었어.”

“일 벨로요?”

“응, 거기에 있는 나무 의자.”

멍하니 테이블에 앉아 자신을 볼 수도 없는 서버들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흔들던 예전의 그가 생각났다. 그는 대체 얼마 동안 그러고 있었던 걸까.

“거기서…… 계속 기다렸어. 뭘 기다리는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계속 기다렸어. 아마도 그때의 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탈신한 생령이 육신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육신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계담 법사의 말이 떠올랐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 남자는 삶이 아닌 죽음을 택하려 했던 것일까. 그리고 왜 죽음으로 가지 못하고, 삶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일까.

“사는 거 말이에요.”

갑작스레 꺼낸 다인의 말에, 생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보았을 때, 커다랗고 하얀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던 그 표정이었다.

“사는 거, 생각해 보면 그거 참 별거 아니에요. 제가 예전에 어떤 스님의 글을 읽은 적 있는데요, 사람이 불행한 건 자신의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래요. 길가에 핀 들꽃처럼, 숲에 사는 다람쥐처럼,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도 충분히 가치 있고 귀중한 삶인데, 사람은 자신의 삶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강요하고, 그리고 또 실망한대요. 그런 욕심을 내려놓으면, 어떻게 살든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까…… 살아요. 있는 힘껏.”

눈앞에 있는 영혼이 아닌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그의 육체를 향해, 다인은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다. 무저갱처럼 새까맣게 이어진 생령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속삭였다. 힘을 내요. 죽지 마요. 제발 살아 줘요. 죽음의 문 앞에서 삶의 끈을 놓으려 하는 그의 육신을 향해, 다인은 소리 없는 기도를 계속했다.

다인의 눈동자와 마주한 생령의 검은 눈동자가 점점 더 커다랗게 열리는 느낌이 들었을 때, 다인은 뭔가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생령의 눈동자가 가까이 다가온다고 느꼈을 때,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녀의 입술을 덮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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