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하기만 했던 삶을 끝내고 처음 보는 세상에서 눈을 떴을 때 곧 알 수 있었다. 내가 까마귀라는 것과 이번 삶은 저번보다 더 괴로울 거란 슬픈 확신.
끔찍한 시간들이 반복될 때마다 나는 신께 기도하며 죽어 갔다.
‘신이시여. 이제는 정말로 죽으면 안 될까요. 제발, 이대로 눈이 떠지지 않게 해 주세요.’
그래, 분명 그렇게 체념했었는데….
“허어, 제 분수도 모르는 것들 같으니라고. 도희는 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같이 있겠다 하였으니 넘보지 마시오.”
“헹. 분수는 네가 모르는 것 같은데. 내가 쟤 사형인 거 잊었냐? 까마귀한테 누가 더 필요할지 생각 좀 하시지.”
“도희야. 저런 나잇값 못 하는 사람들보다는 내가 더 낫지 않아? 그래도 나는 황자인데.”
갑자기 삶에 뭐가 많이 생겼다? 이름도, 지낼 곳도, 심지어 엄청난 배경의 친구들(?)과 아버지(?)도.
‘…무슨 삶이 이렇게 고달파.’
인생, 쉽지 않네, 정말.
* * *
아가, 사실 처음 너를 봤을 때부터 나는 알았단다.
‘아, 이 아이구나.’
내가 영원히 사랑하게 될, 하나뿐인 딸이 너라는 걸.
비 오는 날에 발견한 처마 밑의 여린 새싹 같은 너를,
하나의 정을 주면 온 마음으로 돌려주는 너를,
누구든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부탁하마.’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붙잡은 이기심을,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는 이유로 맞지 않는 운명을 떠맡긴 태만함을,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아버지라고 불리고 싶은 욕심을.
부디 용서해 줄 수 있겠니, 도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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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권선징악 #인외존재 #수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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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하기만 했던 삶을 끝내고 처음 보는 세상에서 눈을 떴을 때 곧 알 수 있었다. 내가 까마귀라는 것과 이번 삶은 저번보다 더 괴로울 거란 슬픈 확신.
끔찍한 시간들이 반복될 때마다 나는 신께 기도하며 죽어 갔다.
‘신이시여. 이제는 정말로 죽으면 안 될까요. 제발, 이대로 눈이 떠지지 않게 해 주세요.’
그래, 분명 그렇게 체념했었는데….
“허어, 제 분수도 모르는 것들 같으니라고. 도희는 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같이 있겠다 하였으니 넘보지 마시오.”
“헹. 분수는 네가 모르는 것 같은데. 내가 쟤 사형인 거 잊었냐? 까마귀한테 누가 더 필요할지 생각 좀 하시지.”
“도희야. 저런 나잇값 못 하는 사람들보다는 내가 더 낫지 않아? 그래도 나는 황자인데.”
갑자기 삶에 뭐가 많이 생겼다? 이름도, 지낼 곳도, 심지어 엄청난 배경의 친구들(?)과 아버지(?)도.
‘…무슨 삶이 이렇게 고달파.’
인생, 쉽지 않네, 정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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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아이구나.’
내가 영원히 사랑하게 될, 하나뿐인 딸이 너라는 걸.
비 오는 날에 발견한 처마 밑의 여린 새싹 같은 너를,
하나의 정을 주면 온 마음으로 돌려주는 너를,
누구든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부탁하마.’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붙잡은 이기심을,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는 이유로 맞지 않는 운명을 떠맡긴 태만함을,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아버지라고 불리고 싶은 욕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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